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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취미활동

영화 <플립>을 보고

 

어떠한 계기로 그 사람에게 반하고, 그 사람을 생각하고, 그 사람에게 표현할 수 있다는 건 기분좋은 일이다.
그 기분좋은 일은 줄리에게 먼저 생겼다. 브라이스의 눈빛에 반해, 생각을 지울 수 없고 브라이스에게 표현하고 또 표현한다.
이렇게 둘의 풋풋한 첫사랑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솔직하게 최선을 다해 자신의 감정에 충실했던 줄리의 모습이 순수하고 예쁘게 느껴졌다.
또한 상대에게 호의를 베풀고 꾸밈없이 가감없이 본인을 상대에게 내던지는 줄리가 멋져보였다.
사랑에 있어 남녀노소를 따지는건 정말 무의미해 '-'

 

 

영화를 보면서 가장 좋았던 장면은
줄리가 커다란 플라타너스 나무 위에 올라가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는 모습이었다.

어떤 때는 주황빛 노을이 하늘을 뒤덮어 감상에 빠지게 하고, 또 어떤 때는 새파란 하늘이 가슴을 뻥 뚫리게 해줬다.
나에게도 저런 공간이 있었다면 아지트로 생각하고 자주 들렸을거다. 몸과 마음의 쉼터가 되어 여유와 감상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는건 행복한 일이니까!

 

두번째로 좋았던 장면은 이 플라타너스 나무 위에서 아버지가 말씀해주신 이야기의 의미를 깨닫고 온전히 받아들이게 된 장면이었다.
좋아하는 공간에서 중요하고도 소중한 어떠한 사실을 깨우치게 되는 것이 무척이나 행복한 일 일것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또한 부분 부분이 모여 만든 그 전체가 얼마나 조화로운지 얼마나 조화롭지 못한지를 생각하며
부분에만 집착하지도, 전체에만 집착하지도 않게 된 듯한 줄리가 나보다 더 어른같이 느껴졌다.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것은 중요한 일이고 이를 놓치기 쉽기도 하니까

 

 


2010년 제작되어, 2017년에 재개봉한 플립은 90분간 이야기를 이어간다.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도 아닌데 90분이 이렇게 빠르게 흘러갈 수도 있구나 싶었고
말라버린 화분에 물을 흠뻑 준 어린아이들 덕에 화분은 물기를 머금게 되었고 꽃을 피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