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기분좋은 소설 책을 만났다.
제목만 많이 들어봤었는데 연휴동안 밀리의 서재를 통하여 접해보았다.
1편만 있는 줄 알았으나 2편까지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반갑게 느껴졌다.
책은 다 단편으로 이루어져있고 배경은 서울 청파동의 ALWAYS편의점이다.
취업이 안되는 사람, 가족과 갈등을 겪는 사람, 장사가 잘 안되는 사람 등 각자의 문제를 가슴 속에 품은 다양한 사람들이 편의점에 들른다.
그리고 어찌보면 특이하다 할 야간알바분들과의 대화를 통해 성찰의 시간을 가지고 변화를 맞이하는 레퍼토리가 주다.
참참참, 산해진미 도시락, 원플러스 원, 투플러스 원, 돈까스 삼각김밥 그리고 연갈색의 구수한 옥수수수염차.
편의점에 가면 저 음식들이 꽤나 반갑게 느껴질거같다. 특히 옥수수수염차 바이럴이 의심될정도로 세뇌가 돼버려서 앞으로 나는 헛개차 하늘보리 토레타 이런거를 슥 지나 옥수수수염차만 집어들게 될 거 같다.
책은 단편으로 구성돼있지만 인물들은 유기적으로 이어져있다. 1편은 독고씨 2편은 홍금보씨가 메인 아닌 메인인데, 나도 독고씨든 홍금보씨든 본의?아니게 혜안을 가지고 있는 저런 인물을 한번 만나보고싶다.
위에서는 취업이니 장사니 외부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사람들이 편의점을 찾는거 처럼 얘기했지만 실상은 소통과 자아성찰의 부재로 가족, 세상 과의 갈등을 겪는 자들이 편의점을 찾는다.
내가 내 자식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준 적이 있었을까?
내가 제대로 상황을 직면한 적이 있었을까?
나의 소신이 단지 아집과 고집에만 그쳤던거 아니었을까?
내가 내 자신을 너무 못미더워했던건 아닐까?
독고씨와 홍금보씨는 상대방에게 생각할 기회를 만들어줬다. 그리고 변화하게 해줬다. 물론 이 시간들을 통해 독고씨와 홍금보씨도 한층 더 성숙해지고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서로에게 아주 건강한 대화를 주고받은 것이다.
자신만의 생각에 갇혀 당장의 문제들을 내가 아닌 외부에서만 바라보려 한다면 그 문제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나의 잘못이나 부족함을 인정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면, 이는 분명 나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연휴동안 컨디션이 좋지 않아 누워있기 일쑤였는데 재밌는 책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서 좋았다.
저런 편의점이라면 아무리 불편해도 오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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