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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의 기록

인왕산 등반 이야기

하늘은 맑았지만 미세먼지가 강하던 어느날,

건강에 좋으면서도 동적인 야외활동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던 중 등산을 떠올렸다.

 

산을 오를 때면

에베레스트 등정을 목표로 삼은 듯 날다람쥐처럼 종횡무진하는 그런 이상적인 모습을 품고있으나

현실은 팔다리를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기어서 올라가거나 앉아서 내려오므로

초보자에게 좋은 등산 코스를 검색하였다.

 

이곳저곳 보다보니 인왕산이 눈에 들어왔다.

사진을 누가 찍었는지 모르겠지만 경치가 그냥 b

 

그래서 인왕산으로 결!정!

 

1호선을 타고 3호선을 타고 무악재역에서 하차

구글 지도를 따라서 어느 아파트 입구 쪽으로 걸어갔다.

따사로운 햇볕아래를 그늘 한점 없이 걸으려니

풀어헤친 머리가 굉장히 사치라고 여겨졌고 질끈 묶었다.

 

 

계단을 따라 걸어올라가면 경사진 길이 나온다.

겨울이 되면 이곳이 어떻게 될지 상상하고 싶지 않았다. 겁쟁이니까

계단을 걸으면서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고 일부러 미소를 지었다.

등산이 시작도 안되었기에 하하^^

 

산 입구도 나오지 않았는데 땀들이 먼저 마중나옴ㅋ

신났나봄ㅋ

 

 

오른쪽 사진 상에서, 왼쪽으로 걸어올라가면 야구장?과 놀이터?가 나온다.

거기서부터 등산 시작

 

 

노란 꽃들이 만발해있었다 *.* 사진은 굉장히 초록초록..해보이지만 죠오기 뒤쪽은 온통 노란물결!

예쁘다 예뻐 감성이 폭발한다

 

..

저 사진을 찍고나서 20분간 계속 올라갔다.

핸드폰을 뒷주머니에 넣고 땅을 짚고 올라가기도 했다..

생각보다 험했다.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게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땀샘은 개방되었고 몸에서 수분이 빠져나가고 있었다.

 

한참 올라오다가 간이 쉼터같은 곳이 있어서 숨을 고랐다.

오 뭔가 액자식 구성인데 ㅎ 뭔가 느낌있는데 ㅎ 찰칵찰칵

 

10분정도 쉬고 다시 올라갔다.

그 후로 말이 없었다.

사족보행했다.

 

 

 

암벽등반 비스무리 하다가 정비된 돌계단을 보니 반가웠다.

1번 사진에 보이는 돌계단을 걷다보면 갈림길(2번/3번)이 나온다.

덜 위험한 3번 계단으로 올라갔다. 척척

나의 여린 허벅지는 계단을 오르면 오를수록 소리치는 거 같았다. 소리없는 아우성..

 

 

이 구간은 올라갈때는 화가 났지만 내려올때는 화가 더 났다.

내려오는 분 중에, '나는 못 내려간다. 여긴 사람이 다닐 곳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분이 계셨는데

올라가기 전에는 공감이 많이 되진 않았지만 내려갈때 그 분이 그리웠다.

덕분에 근육통으로 3일을 제대로 걷지 못했다 ^^

 

 

 

그래도 올라와서 보니 전경이 맘에 들었다.

청와대가 있는 쪽은 사진을 찍을 수 없지만, 찍을 수 있고 없고를 떠나서 보는 것으로 만족!

한참을 쉬다가 하산했다.

 

 

수많은 돌계단을 걸어 내려오다보니 어르신분들도 천천히 올라오시고 커플도 가족단위의 구성도 보였다.

중간에 잠깐 앉아서 쉬었는데 현기증이 날 거 같았다. 땀을 너무 흘린듯 흡..

그래도 경치좋고 중간중간 구경한 꽃들도 예뻤고, 다 내려와서는 뿌듯하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했다!

 

인왕산을 올라가는 방법이 두 가지 정도 있다고 들었는데,

(아파트 단지를 통해서 / 사직공원 쪽을 통해서)

평소에 등산을 많이 안했거나 오랜만이거나 하신 분들은 사직공원 쪽으로 다니시는게 정신과 육신에 좋을 듯 하다.

나의 정신은 피폐해졌고 허벅지는 걸레짝ㅇ....

등산은 좋은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또 오고싶다^^

 

 

(여기가 올라가기 좋은 입구!!!!!!!!!!!!쩌렁쩌렁!!!아파트쪽 말고!!!!!!)

 

 

 

 

번화가로 걸어가고 또 걸어가서,

강남면옥에서 물냉면과 만두를 먹었다. 땀을 너무 흘렸더니 입맛이 모두 사라졌었는데

시원한 물냉면과 따뜻한 만두를 먹으니 치아가 뽑힐ㄱ..

아니 시원하고 따뜻하고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