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때 종종 먹던 코다리조림.
매콤하고 달짝지근한 맛이 자꾸만 숟가락을 들게 만들곤 했다.
식당에 가면 코다리와 몇 종의 밑반찬을 만원에 즐길 수 있는데 마트에 가보니 중간 크기의 코다리 8마리를 9천원에 판다고 하여 집에서 한번 해먹어 보기로 했다.
요리는 해본 적이 별로 없지만
늘 자신감을 갖고 시작하게 된다. 왜지?
블로그에 올려진 요리법을 쭉쭉 훑어내리고
대강 느낌적인 느낌으로 머릿속에 입력하였다.
그러나
레시피에 있어선 나보단 메모를 믿어야 한다.
당시엔 다 기억 할 거 처럼 끄덕이지만
막상 실전이 되면 나사빠진 로봇처럼
갑자기 삐걱거리고 허둥대기 바빠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처음엔 근거없는 자신감이 완충되어 있으므로
일단 시작을 해본다.
<재료>
코다리 중간크기 8마리
무 반개
대파 반쪽
식용유
<양념>
진간장 1컵
고춧가루 5숟갈
올리고당 6숟갈
매실청 3숟갈
생강청 1숟갈
다진마늘 3숟갈
후추 1바퀴 돌려줌
그릇에 다 때려놓고 열심히 저어준 뒤에 맛을 보면
약간 갸우뚱 하게 된다.
식당에서 먹던 그 맛이 아니니까..
그러나
과거의 맛은 지워버리고 새롭게 시작하면 된다.
①솥에 무를 깔고 엄마가 손질해준 ②코다리를 올리고 ③식용유를 두른 후에 ④가스 불을 켜준다.
⑤연기가 나고 치익치익 소리가 나면 양념장을 코다리에 부어주고 양념이 고루고루 발리도록 숟가락으로 잘 덮어준다.
⑥뚜껑을 닫고 20분 후에 열어보니 보글보글 잘 끓고 있었다.
순간 증기가 가득하여 스팀 마사지를 받는 듯한 느낌도 들고 내가 안경을 꼈다면 눈 앞이 하얘진 채로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겠지 싶었다.
이왕 만든거 예쁘게 담고 싶었으나
이미 국물이 다 튀고 난리부르스라 외면했다.
나: 헛웃음이 지어지는 맛. 미간이 펴지는 맛.
(맛있으면 미간이 쪼그라들던데)
엄마: 맛있다
(내가 만드는 것마다 맛있다고 해준다)
아빠: 짜다
같은 음식을 먹고 있지만
서로 다른 맛을 느꼈던 우리들
다음 코다리는 더 잘 만들 수 있을 거 같긴 한데
그래도 식당가는게 모두를 위해 좋겠지?
아니 코다리는 이미 해봤으니 앞으로는
다른 요리에 도전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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